피터 헌트 교수님의 일갈을 쓸 때가 온 거 같다. 집필과편집


 2003년 교보 대산문화재단과 주한영국문화원 주최로

한 영 판타지 포럼이 열렸었다.

이영도, 김성곤, 클리프 맥니쉬, 차즈 브렌츨리 등 한, 영 판타지 문학의 거두들이

"판타지, 환상성 혹은 새로운 상상력"

이란 테마를 갖고 컨퍼런스를 했던 유익한 자리였는데,

(안타깝게도 나는 참석하지 못하고 후에 컨퍼런스 자료만 받아보았다.)

이 중 마지막 발표자가 당시 카디프 대 영문학과에 재직중이던 피터 헌트 교수님이었는데,

이 분이 "왜 판타지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가장 먼저 했던 말씀이 있다.



"판타지는 존경받지 못한다."



당시 컨퍼런스 자료에서 발췌해본다.



나는 평론가들이 제시하는 판타지가 존경받지 못하는 이유가 진정한 이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판타지가 존경받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판타지가 <재미있기> 때문이고,
 (진지한 세계에서 <재미>는 인정받지 못한다)

파괴적이고 개인적이기 때문이며, 복잡하고 다루기 힘들기때문이다.

(중략)

판타지가 얼마나 존경받지 못하는지를 증명하기 위해
 
컨퍼런스에서 내가 처음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자신만의 판타지를 창조해보자.

눈을 감고 가장 깊고, 가장 개인적이고, 가장 사적이며 가장 내면적인 판타지를 상상해보라.


자신이 일어나기를 가장 <바라는> 일을 말이다.

당신은 이제 왜 판타지가 재미있으면서 존경받지 못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나중에 이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이 부분을 다시 읽으며 정말 뻥 조금 보태 눈물을 줄줄 흘렸다.

이는 단순히 판타지에 국한되는게 아니라 환상을 구체화하는 모든 장르에 해당된다.

누가 비하하면 어떤가?

저급하다 평하면 어떤가?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놈이다.

괜히 싼 티 난다는 말에 열폭할 필요도 없고, 비싼 척 할 이유도 없다.

쿨하게

"그래 그렇게 고고한 척 인생 시시하게 살아."

라고 비웃어주고 무시하면 그뿐이다.



나는 좀 저급해 보여도 재미있고 즐거운 삶을 살고 싶다.

과연 이 블로그를 찾은 여러분은 어떠신지?


덧글

  • 바르도나 2010/04/07 01:42 # 답글

    오메 ㄱ- 03년에 그런 컨퍼런스가 있었군요.
    지금도 그때 관련 자료가 웹에 남아있을까요? 찾아서 좀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 E2다 2010/04/07 01:46 #

    저작권의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보고 문제없다면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 바람君 2010/04/07 09:25 # 답글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거기다 스스로의 환상과 타인의 환상의 교집합을 발견하는 기분이란건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죠.
    생판 모르던 타인이 갑자기 십년지기 친구보다 더 가까워져 보이는경우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더 자존심을 챙기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 E2다 2010/04/07 13:21 #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무시한다면 누구라도 화가 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화를 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즐기기도 바쁜 인생 화낼 필요 있나요?
  • 유월 2010/04/07 09:40 # 답글

    우와~ 교수님의 설명이 정말 멋진데요.
    쓰신 것 처럼 재미있으면 보는 게 정답인 것 같습니다.
    문제는 '재미'라는 게 사람마다 틀려서 생기는 충돌인데...
    어쩔 수 없는 문제겠지요.
  • E2다 2010/04/07 13:22 #

    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통의 명언 "존중입니다 취향해주시죠!? 를 쓸 밖에는.."
  • 미루나무 2010/04/07 09:49 # 답글

    교수님의 말씀대로 눈감고 깊이 상상해보니

    과연 알겠더군요...

    가장 개인적이고 은밀한 욕망이기에 재미있는 것이고
    가장 개인적이고 은밀한 욕망이기에 존경받을 수가 없는 것이겠지요....
  • E2다 2010/04/07 13:23 #

    네, 그냥 즐기면 그뿐 남이 비하하든 뭘하든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승규씨 2010/04/07 10:26 # 답글

    개인적 욕망의 추구로 21세기 예술의 지향점이 옮겨졌다는게 세간의 평이지만!

    틀려!

    아니야!

    늑대비님이 제시한 세계는 그런 천박한 곳이 아니란말야!
  • E2다 2010/04/07 13:23 #

    ㅋㅋㅋㅋㅋㅋㅋ 천박하진 않다는 데에는 존경합니다.
    무언가를 동경하고 소망하는 게 천박할 리가 없지요.

    하지만 존경까지 받기엔 좀 어렵지 않을까요?
  • 그란덴 2010/04/07 10:34 # 삭제 답글

    송경아씨의 화두가 기억나네요.....저도 컨퍼런스 자료만 일부 받아보고 만 처지긴 하지만..
  • E2다 2010/04/07 13:25 #

    송경아 씨의 화두는 자신이 환상 문학과 주류 문학의 경계에 있음을 자각하고 환상 문학 작가로서의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했지요. 좋은 강의였다고 생각합니다.
  • goo 2010/04/07 10:39 # 삭제 답글

    비웃을 일은 더더욱 없을거 같은데요.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서 열폭글이 되버렸음
  • E2다 2010/04/07 13:26 #

    뭐에 열폭했을까요? 근데 열폭이라고 쓰시는 분은 다 비로긴이네요?
  • ㅉㅉ 2010/04/08 12:34 # 삭제

    그럼 일방적으로 한대 치고싶은데 로그인할까? ㅉㅉ
  • E2다 2010/04/08 16:25 #

    ㅉㅉ // 그래서 너희들은 인정받지 못하는거야 병신아. 남 앞에 당당할줄도 모르는 저능아들을 대체 누가 인정하냐?
  • 朴思泫 2010/04/07 10:45 # 답글

    오 그런게 있었군요... 뭐 그땐 고딩이어서 뭐 관심도 없었겠지만요..... 지금으로선 자료가 보고 싶어집니다.

    랄까 저거 왜 이해가 갈까요...... 우리 어머니 때문이려나....

  • E2다 2010/04/07 13:29 #

    콘퍼런스 자료에 공감할만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저작권 문제를 확인해보고 문제없다면 주해를 덧붙여 올려볼 생각입니다.
  • 스카이 2010/04/07 10:46 # 답글

    그러고보니 형은 안왔었구나.
  • E2다 2010/04/07 13:28 #

    나 그때 대전에 있었거든,
  • 빅대디 2010/04/07 12:15 # 삭제 답글

    괜히 싼 티 난다는 말에 열폭할 필요도 없고, 비싼 척 할 이유도 없다.

    쿨하게

    "그래 그렇게 고고한 척 인생 시시하게 살아."

    라고 비웃어주고 무시하면 그뿐이다.
    ================================================================

    쿨게이는 무시당하고 멸시받을 수밖에 없지.
  • E2다 2010/04/07 13:30 #

    쿨게이는 지금 당신처럼 대안없이 남의 말에 꼬투리나 잡고 시크한 척 까기만 하는 사람이겠죠.

    저는 어차피 존경받지 못하니 저런 병신 상대하지 말고 인생 즐겁게 살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과연 당신의 주장은 어떻습니까?
  • 카시르루티엔 2010/04/07 21:50 # 삭제

    "어차피 존경받지 못하니 저런 병신 상대하지 말고 인생 즐겁게 살자"

    그렇다면 이건 패배자의 생각이네요.
    더 질이 나쁜데요.
  • E2다 2010/04/08 01:54 #

    카시르루티엔 // 최소한 왜 패배자며 질이 나쁜지 정도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대고 말씀하시는건 어떨까요?

    존경받지 못할 걸 뻔히 안다면 존경받기 위해 노력할 바엔 본연의 기능인 더 재미있게, 더 즐겁게에 집중하자는 게 뭐가 패배주의며 어떻게 질이 나쁜지 아무런 설명도 없는데 납득이 될까요? 더구나 이글루스 특성상 비로긴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보일 거라 생각합니다만? ^^

    실제로 저 콘퍼런스 당시 이영도 씨 발표 후 질문시간에서 웬 되도 않는 영도빠가 자기 잘난 체를 하려고 별 같잖은 질문을 들이대서 이영도씨는 물론 그 자리에 참석한 모든 한국 쪽 사람들을 부끄러워 고개도 못 들게 만든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이 바닥 10년 넘게 있으면서 판타지도 노력하면 존경받을 수 있다, 라고 주장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하는 꼴을 보면 대부분 저모양이더군요. 카시르루티엔 님은 저것을 과연 존경받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ㅋㅋㅋㅋ 2010/04/08 12:35 # 삭제

    여기서도 나옵니다. 대안 드립!! 아 정말 어디서도 빠지는법이 없네여~
  • E2다 2010/04/08 16:23 #

    ㅋㅋㅋㅋ // 병신 지랄한다. 내가 대안을 대라고 하디? 그래서 결국 니가 말하고 싶은게 뭔데? 까는 거 말고 할 줄도 모르는 너희들이 바로 쿨게이들이잖아. 자신을 내놓고는 말 한 마디 제대로 못할 병신이 아주 육갑을 떨어요.
  • 세리자와 2010/04/07 12:53 # 답글

    "가장 개인적이고, 가장 사적이며 가장 내면적인 판타지"라고 해도 인간은 어짜피 다 똑같기 때문에 공감하기 어렵다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 제절초 2010/04/07 13:31 #

    그렇지만 때로는 그 내면에 남들과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의 환상을 가진 사람도 많으니까요 ㅋㅋㅋ
    보편적 주관성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게 표출되는 방식에 따라서는 보편적이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 E2다 2010/04/07 13:32 #

    공감은 하지만 그것을 "존경한다"라고 말하긴 어렵겠지요. 비밀스럽고, 근원적인 욕망은 솔직히 다 그렇잖아요? ^^;;
  • 삼천포 2010/04/07 15:49 # 답글

    역시 마법사와 용의 나라군요
  • E2다 2010/04/07 15:54 #

    네 꿈과 환상이 살아있는 나라지요 ㅎㅎ
  • mmst 2010/04/07 18:55 # 답글

    어휴 망한글
  • E2다 2010/04/07 21:02 #

    망해쓰욬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 존다리안 2010/04/07 20:40 # 답글

    초면이지만 생각한 바 있어 트랙백 신고합니다. 사실 개인의 욕망에서 나오는 판타지란 건
    별게 아니지요.
  • E2다 2010/04/07 21:02 #

    네 어떤 목적이시든 자유롭게 활용하셔도 됩니다.
  • 즘생 2010/04/07 22:12 # 답글

    궁금한게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판타지라는게 환상문학이라는건가요 아니면 장르문학이라는건가요? 제가 알기로는 환상문학쪽에서 존경받는 분들이나 책들이 꽤있는걸로 아는데 말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말고 저기 독일이나 영국쪽에 말이죠
  • E2다 2010/04/08 01:59 #

    말씀하시는 환상문학을 포함합니다. 실제로 강연에서 예를 들 때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와 <베오울프>, <나니아 연대기>, <황금나침반> 등을 다양하게 포괄했습니다.
  • E2다 2010/04/08 02:24 #

    그리고 여기서의 "존경받지 못한다."는 개개의 작가나 작품에 들이대는 시각이라기보단 환상문학 전반을 포괄적인 영역에서 조망하는 입장이라고 봅니다. <반지의 제왕>을 훌륭한 작품이 아니라고 말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 유생리 2010/04/07 23:27 # 답글

    이, 이것은...!!
    눈물이 다 나오는 군요. 이정도의 명언은 오랜만입니다.
  • E2다 2010/04/08 01:59 #

    눈물이 나오는 명언이죠, ㅜㅜ
  • -_- 2010/04/09 11:24 # 삭제 답글

    허세 없애고 즐겁게 지내자
    라는게 환타지가 아니면 뭘까요
  • E2다 2010/04/09 20:45 #

    그 간단한 걸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아니, 모른다기보단 잊고 지내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자는 의미로 말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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